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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약자 지원한다는 윤 정부…선뜻 동의할 수 없는 이유
🔵 윤석열 대통령이 제정하겠다고 한 노동약자지원법에는 미조직 근로자 공제회 설치 지원, 질병·상해·실업 시 보호, 노동약자 분쟁조정협의회 설치, 표준계약서 마련, 미조직 근로자를 위한 정부 재정지원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 그동안 정부가 노사법치주의와 노동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조직노동에 대한 공격으로 일관했음을 고려하면 이번 노동약자지원법은 조직노동과 미조직노동을 구분하고 상대화하는 또 하나의 정책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는다.
🔵 정부는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노동법 개선이라는 핵심적 처방을 외면한 채 공제회, 분쟁조정협의회, 표준계약서 등 주변적 처방을 내놓고 있다.
🔵 노동약자지원법을 둘러싼 몇 가지 쟁점과 과제를 살펴본다.
노동법은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법이다. 노동자성을 인정한다면 당연히 노동법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노동법이 아닌 별도의 법을 만들어서 노동보호를 하겠다는 것은 플랫폼 노동자 등 법 적용 대상자에게 노동자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접근에 해당한다.
추상적 개념의 ‘노동약자’가 아니라 저임금, 고용 불안정이라는 구체적인 문제는 5인 미만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다. 이들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지원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이른바 '노무제공자'에 대해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고 해서 사회안전망의 보호효과가 플랫폼 노동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인 효과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노동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 문제의 본질을 비켜가는 방식은 노동자들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 특히 조직노동과 미조직노동을 구분해서 접근하는 것은 정책 취지를 왜곡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법의 부실한 보호효과는 조직노동과 미조직노동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 2022년 대선에서 2030 남성은 윤석열 후보에게 높은 지지율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2년 만에 치러진 올해 총선 결과를 보면 이들이 절반 가까이 이탈했다. 특히 채 상병 사건 처리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모습은 윤 대통령의 특검법 거부와 맞물려 충분히 청년층의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 뉴스 댓글과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유난히 자주 보이는 단어는 책임이다. 많은 청년이 채 상병 사건을 공정의 문제라기보다는 책임 회피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청년들이 채 상병 사건에 더욱 분노하는 이유는 직장에서 책임 회피하는 상사를 일상적으로 접하기 때문이다.
🔵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청년들이 마주한 현실은 하찮은 힘에 큰 책임이 따르고 힘이 클수록 책임이 줄어드는 모습이었다. 책임을 지라고 힘을 받은 사람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해 그 힘을 사용하는 건 직장이나 공직사회 모두에서 익숙한 장면이 되었다.
🔵 청년들이 책임 회피하는 상사를 제일 미워하는 건 그만큼 책임지는 상사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권위를 인정받아야 하는 상사들 이상으로 청년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정치인들이 이를 무겁게 받아들여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