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연금개혁에 대해 노후소득 보장, 세대 간 형평성, 재정안정성이란 세 원칙을 말했지만 내용을 보면 이를 균형있게 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안이다.
🔵 정부는 소득대체율 42%로의 ‘상향’ 안이라 했다. 이는 현행 ‘유지’ 안이지 연금액 ‘상향’ 안이라 보기 어렵다. 즉 42% 안은 지금의 저연금체제를 대체로 유지하자는 것이다.
- 지금처럼 낮은 수준의 국민연금으로는 고령화 국면에서 더욱 심각해질 노인빈곤 문제에 대처하기 어렵다.
- 더구나 자동조정장치 때문에 사실상 ‘삭감’ 안이 됐다. 자동조정장치는 국민연금의 물가연동율을 기대수명, 가입자 수 변화 등 인구 요인을 반영하여 자동으로 떨어뜨린다.
🔵 정부 개혁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4%p 올리는 것이다. 이는 시민공론화 과정에서 다수가 선택한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방안에서 소득대체율 50%는 빼고 보험료율 인상이란 반쪽만 가져온 것이다.
🔵 정부가 제시한 세 원칙 중 하나인 세대 간 형평성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은 바로 보험료율 인상을 연령대별로 차등화시키는 것이다.
- 세대 간 형평성 문제는 2007년 이래 계속되는 국민연금 삭감 때문이다. 그래서 형평성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하는 방안은 60%에서 42%까지 깎여나간 소득대체율을 어느 정도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정부 안은 정통의 조치를 피한 것이다.
- 출생연도별로 기여에 이렇게 차등을 두는 것은 세대 간 연대에 기초하는 공적연금의 기본 운영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다. 또한 사회보험료는 소득수준에 따라 부담해야 한다는 원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 윤석열 정부가 이전 21대 국회 연금개혁 논의를 중단시켰던 명분은 분명히 구조개혁이었다. 그런데 이번 안을 보면 근본적 구조개혁이 무엇인지, 어떤 점에서 기존의 부분개혁 논의를 중단시킬만한 것이었는지 알 길이 없다.
🔵 큰 틀에서 정부 개혁안을 요약하면 국민연금 축소와 사적연금 확대다. 전형적인 신자유주의적인 연금개혁 전략이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퇴직연금 의무화와 개인연금의 세제혜택 확대다. 사적연금 가입률은 정확히 계층에 따라 나뉜다. 더 많은 사적연금 세제혜택은 누구의 노후보장에 도움이 될까?
🔵 지금 필요한 것은 노후소득 보장, 재정 안정, 세대 간 연대라는 면에서 균형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며, 그 단초가 될 연금개혁을 시작하는 것이다. 10여년 간 진행된 연금개혁 논의에서 시민공론화는 의견 수렴을 촉발시킨 반면에, 이번 정부 연금개혁안은 논의 구조를 더욱 분산시켜놓았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