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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시대정신과 공론장의 역할] ⑪ 금융시스템 개혁의 방향
모피아가 망친 금융시스템···‘성장·균형’ 제 역할 찾으려면
📌 금융시스템은 자금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자금 이전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금융 및 실물거래를 활성화하고 개인 후생 및 기업 이윤의 증대를 통해 한 나라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하지만 2025년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이러한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한국의 금융시스템은 성장에는 기여하지 못하고 자산 불평등을 확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금융사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유도하고 가장 생산적인 부문으로 자금이 흐르도록 돕고 있지 못하다. 현재 금융의 대부분이 실물 생산자본의 확충을 위해 사용되기보다 소유권 이전 거래에 따른 이득을 노리는 데 동원된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많은 나라에서 자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반성이 있었다. 대부분의 OECD 회원국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을 줄였다. 그런데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008년 이후에도 계속 상승했다.
📌 한국 금융의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비즈니스모델은 2025년 한국경제에 두 가지 도전과제를 던지고 있다.
무엇보다 극심한 자산 불균형이다. 가계부채 대부분이 주담보대출 형태로 이뤄짐에 따라 특정 지역 부동산가격이 폭등하게 되었다.
가계소득 대비 부채원리금 상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처분가능소득이 줄고 국내 소비를 위축시켜 저성장을 가져온다.
📌 보수정부는 금융산업의 발전이라는 명분 하에 금융회사의 이익을 건드리지 않았고, 민주개혁정부는 금융의 생산적 기능을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민간은행을 중심으로 형성된 사적 이익추구에 대한 공공 통제가 작동하지 않았다.
금융인프라를 운영하는 ‘모피아’는 금융산업이 추구해야 할 적절한 생산적 중개기능의 필요성과 민간 금융사의 사적 이익 극대화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은퇴 후 고수입 보장’이란 집단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모피아는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은행을 억압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개발목표를 추구하며 자신의 집단적 이익을 관철시켰다면, 외환위기 이후에는 금융사의 사적 이익에 편승하면서 집단의 이익을 유지해오고 있다.
📌 최근 독일 총선에서 네오나치 성향의 극우정당 AfD가 20% 넘는 지지율로 사회민주당을 제치고 제2당으로 부상했다. 그 성공 비결 중 하나가 복지 민족주의 또는 복지 쇼비니즘이다. 복지 혜택을 유지 또는 강화하되 그것을 자국민에게만 제한하려는 정치적 입장을 표현한다.
📌 복지 민족주의 정치를 지지하는 이들은 가난한 자국민들이다. 독일의 AfD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동독 지역에서 가난한 토종 독일인들, 특히 청년층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고 있다. 다른 유럽국가들 역시 비슷하다.
📌 복지 민족주의가 날로 지지율을 확장해 나가는 배경에는 지난 수십 년간 득세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가난한 이들이 기댈 언덕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있다. 유럽의 중도좌파 사회민주당과 노동당들은 ‘제3의 길’ 노선을 걸으면서 복지국가 약화에 일조했고, 중도보수 기독교-가톨릭 정당들 역시 ‘질서 자유주의’를 더욱 중시하면서 복지국가가 약화했다.
📌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EU 가맹국들 사이에 국가 간-민족 간 빈부격차가 심해졌고, 또한 각 가맹국 내부에서도 계급간 빈부격차가 심해졌다. 이에 실망한 가난한 자국민 유권자들은 노동당-사회민주당들에 대한 지지를 연이어 철회했다.
📌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이기도 하다. 먼저 우리나라 민주당과 진보 정당들 역시 저학력-저소득 계층보다는 고학력-고소득의 도시 중산층을 자신의 사회적, 문화적 기반으로 삼는 ‘브라만 좌파’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 복지국가와 민족국가, 세계화와 민족주의의 관계를 깊이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