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교수가 말한 액화노동이란 그간 ‘노동’을 이루던 구성요소, 즉 4대 보험,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주휴수당 및 연차휴가, 야근수당이나 잔업·특근 수당 등 ‘고체’였던 최소한의 안전장치들이 흘러내려 ‘액화’되어 버린 노동 전반을 뜻한다. 종사자들이 무늬만 자영업자 신분인 화물차 운전이나, 플랫폼 노동으로 분류되는 배달 혹은 물류센터 노동이 대표적이다.
📌 실로 비인간적인 이 노동은 단지 수요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되고 있다. 주문한 물건이 자고 일어나면 현관 앞에 턱 놓여있는 마법에 중독된 이용자는 좀처럼 쿠팡 로켓배송을 거부하지 못한다. 이윤에만 집착하는 기업과 노동자에게 좀처럼 공감하지 않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액화노동 종사자들의 목소리는 쉽게 묻혀버리고 만다.
📌 2021년 무렵 재유행했던 청년담론엔 노동시장 경쟁에서 밀리면 누구라도 이런 액화노동으로 굴러떨어질 수 있는 뒷배경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달리 청년담론은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자리를 두고 “어떤 경쟁방식이 더 옳은가”로 흘러갔다. 먹고살기 바쁜 청년의 사정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 책은 쿠팡 배달, 학교 급식, 현대중공업 하청, 쌍용자동차 해고자, 이러한 불안정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거쳐 청년정책조정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청년담론을 회고하고 연구자로서 성찰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가슴 따뜻한 학자가 비정한 자본논리를 반론하려 집요하게 노력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