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동자인 천현우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외국인 노동자 안에도 계급이 있다고 말합니다.
예컨대 조선족 노동자는 언어와 문화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가장 높은 계급에 속하며, 상대적으로 더 나은 일과 임금 환경을 누립니다. 베트남, 태국, 필리핀 노동자들도 용접 등 비교적 숙련이 필요한 일을 맡는 경우가 많아 중간 서열에 해당합니다. 반면, 네팔,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노동자들은 문화적 차이와 언어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단순노동에 주로 배치됩니다.
이같은 국적별 서열은 한국 고용주 집단의 인식과 선호도, 현장 상황이 복합적으로 얽혀 작동합니다.
“우리가 ‘외국인 노동자’로 뭉뚱그려 생각하는 집단도 알고 보면 계급이 나뉜다. 계급이란 아주 간단히 표현하면 ‘고용 시장이 선호하는 노동자의 국적 순위’다. 아무래도 계급이 높은 노동자가 좀 더 편한 일, 돈 되는 기술, 실질적 임금 상승 등에서 우위를 갖는다. 화이트 칼라 세계의 ‘해외 인력’이 아닌, 블루 칼라 세계의 ‘외국인 노동자’ 대다수는 서류 면접을 안 본다. 즉 자신이 일을 잘할 수 있는지 증명할 방법이 부족하다. 자연스레 국적은 한국에서 일할 외국인 노동자에게 매우 중요한 스펙이다.”(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