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처벌하겠다고 나선 폭력 뒤에, 국가가 설계한 제도가 허용하는 더 광범위한 폭력이 있습니다.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화성의 이주노동자 장기 손상 사건을 개인 범죄로만 볼 수 없다고 말합니다. 2025년 외국인 임금체불액은 1,601억 원으로 전년보다 44% 늘었고,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같은 연령대 한국인의 2.3배에 달합니다. 경기도 외국인 가구의 13.3%는 컨테이너·비닐하우스 같은 곳에 삽니다. 가혹행위와 산재 사망이 가해자와 사업장을 바꿔가며 되풀이된다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가 그 일탈을 떠받치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은 인권의 범위가 국적으로 갈린다는 것입니다. 비전문취업 비자는 사업장 변경이 엄격히 제한되고, 사회보장기본법은 외국인을 사실상 기본적 생활 보장에서 배제합니다. 외국인 건강보험은 2024년 9,439억 원 흑자를 냈지만, 이는 아파도 병원에 가기 어렵고 건강을 잃으면 한국에 머물 수 없는 구조와 떼어 읽기 어렵습니다. 권리 보장이 미뤄질 때마다 '사회적 합의 부족'이 거론되지만, 세금을 내는 외국인에 대한 보편적 사회보장에 약 75%가 동의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합의가 아니라 제도입니다.
장 연구위원은 이주민을 '노동력'이 아니라 '인구'로 보는 관점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사업장 변경의 자유 확대, 교육·건강·주거를 통합의 전제로 재설계, 실제로 도달 가능한 정주 경로 확보가 필요합니다. 주요 출신국들의 출산율이 이미 1명대로 낮아진 지금, 필요할 때마다 인력을 수혈한다는 가정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처벌하는 폭력 못지않게 허용하는 폭력을 직시하는 것, '노동력'이 아니라 '인구'로서의 이주민을 전제한 사회권 기반 인구정책으로의 전환이 그 출발점이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