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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sight |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아군 아니면 적군…‘팬덤정치’가 정당정치 위협한다
🔵 더불어민주당은 대의원제도를 축소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권리당원들, 특히 대의원 표의 가치를 축소하도록 집요하게 요구했던 권리당원들은 사실상 ‘조직’으로서의 정당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이들의 정체성은 당원이라기보다는 정당 그 자체를 부정하는 정치 팬덤층에 가깝다.
🔵 정치 팬덤의 행위 기준은 단 하나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도움이 되느냐가 유일한 판단기준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리더가 그러한 권력을 쟁취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정당의 공식 조직이나 오랜 전통도 간단히 무시하며, 당내의 경쟁세력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폭력적인 방법도 서슴지 않는다.
🔵 팬덤정치는 이분법적인 특성을 갖는다. 특정인에 대한 지지 여부는 양자 택일과도 같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팬덤정치 하에서 정치는 적군과 아군의 물러설 수 없는 대결, 상대를 섬멸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전투 행위가 되고 만다.
🔵 최근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도 팬덤정치의 틀 안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무런 제도적 변화 없이 한동훈이라는 인물을 불러내어 새로운 팬덤층을 형성하고, 그 팬덤을 동력으로 총선을 돌파하려는 것이다.
🔵 팬덤정치는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정당이 특정 정치인 지지를 위한 플랫폼의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유의미한 정치조직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 <하멜 표류기>를 쓴 헨드릭 하멜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직원이었다. 하멜이 표류했던 1653년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다. 당시 유럽은 같은 나라의 군대와 상인이 함께 움직이며 국가 간 경쟁을 벌였다.
🔵 미국의 스탠더드 오일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 이후 가장 상징적인 초거대 다국적 기업이었다. 이 회사가 쪼개져 탄생한 엑슨모빌, 쉐브론, BP 등 이른바 빅 오일은 경제와 정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 빅 오일과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의 가장 유사한 부분은 그들의 비즈니스가 이중의 착취였다는 점이다. 빅 오일은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처럼 누군가를 괴롭히며 자원을 착취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전 지구의 공동 자원인 이산화탄소를 뿜을 권리를 정당한 권리 없이 먼저 쓰기도 한 셈이다.
🔵 최근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렸다. 한국의 대통령은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총회의 마지막 날 마침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국왕과 만찬 자리에 있었다. 하멜 일행을 만난 효종과 사대부는 그들의 노래나 춤에는 관심을 보였지만 동인도 회사가 벌이는 일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우리는 얼마나 성숙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