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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시대정신과 공론장의 역할] ⑬ 위기의 공론장
언론 못 믿겠다지만···저널리즘 살려야 극우 막는다
📌 우리 사회의 극우 세력은 계엄 선포 이후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우파와 결합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의 선동, 극우 세력과 탄핵 반대 우파의 결합, 유튜버와 일부 매체의 허위조작 정보 유포 등으로 계엄선포 직후 급전직하했던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기도 했다.
📌 미디어의 중심이 신문, 방송 등 소위 언론이라 불리던 전통적 매체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극우 세력 준동의 기반인 허위조작 정보가 만연하고, 극단적인 주장이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 기존 언론의 책임도 크다. 휘트니 필립스는 트럼프 등장 이후 민주주의 체제를 공격하는 허위조작 정보를 과도하게 기사화(상품화)하거나 무비판적으로 전달하여 극우 세력의 확장에 결과적으로 동조한 언론의 책임을 지적했다. 전광훈 등 거리 극우 세력의 허위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한 한국 언론의 행태 또한 이와 유사하다.
📌 신뢰, 즉 경쟁력을 상실한 기존 언론의 자리는 유튜브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플랫폼에서 일부 양질의 콘텐츠를 발견할 수는 있지만,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치적이거나 상업적인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유튜버들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츠의 범람이다. 그리고 알고리즘은 이를 강화한다.
📌 저널리즘 가치가 부정당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진실보다는 내 생각과 일치하는 정보를 더 선호한다. 우리는 이렇게 저널리즘 기능이 붕괴된 사회가 초래할 위기를 감당할 수 있을까? 언론을 살리자는 게 아니라 저널리즘 기능을 지키는 게 본질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이런 저널리즘의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의 방향은
매체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저널리즘 구현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이다. 공영방송 정책의 수립이 매우 중요하고 언론사, 언론인을 구별하지 않고 좋은 콘텐츠에 자원을 제공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매우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진실에 근거한 공론장’의 회복이다. 이를 위한 운동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에서 언론, 저널리즘 기능의 회복은 사회적 합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가칭) 미디어개혁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합의 기구를 통해 미디어 과제를 논의하고 합의를 거쳐야 한다.
📌 얼토당토않는 계엄포고령이 발동되었는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다는 보수우파의 규탄과 항의는 없었다. 이른바 자칭 애국보수 단체들은 오히려 탄핵반대 집회에 동원령을 내리고 몰려다니는 행태를 보였다. 보수를 자처하는 진영에서는 몇몇 언론인들만이 비상계엄을 비판하고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했다. 이들의 단호하고 일관된 주장이 반갑고 고마웠던 것은 역설적으로 그런 보수우파의 목소리가 너무도 적었기 때문이다.
📌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조직된 경제단체들이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철저히 침묵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대목이다. 정작 경제에 심각한 충격을 던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이들 모두 사후적 우려 표명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헌재의 파면 선고가 있었던 지난 4일에 와서야 입장문을 냈을 뿐이다.
📌 네덜란드 노동재단은 1940년 5월 나치가 네덜란드를 점령했을 때 노동조합과 경영계 지도자들이 지하 비밀조직을 함께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상당수 노조 지도자들과 기업가들이 수용소로 끌려가야 했지만, 강제수용소로 붙잡혀가지 않았던 이들이 노사 공동의 비밀회합을 지하조직 형태로 조직했다고 한다.
📌 어쩌면 이번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나라에서 진보와 보수, 노와 사가 좌우를 막론하고 공동체 전체를 위협하는 세력에 함께 맞서 위기를 극복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던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 경제단체들이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라는 뜻이 아니다. 비상계엄과 같은 위험한 시도가 있었을 때 이런 행위가 기업과 경제 전체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공동체 전체를 위해 기업의 이익을 거론할 수도 있구나 하고 느꼈을 것이다. 노동계를 만나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보자고 손을 내밀기라도 했으면 ‘노사협력’이라는 단어를 진지한 의미로 생각해봤을 것이다.
📌 광화문과 여의도, 용산의 광장과 거리에 다행스럽게도 평화가 다시 찾아 온 지금, 보수우파와 경제단체들은 자신들이 누리게 될 이 익숙한 평화가 실은 거대한 사회적 채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규 구직자 1명당 신규 일자리 수.(구인배수=구인인원/구직인원) 구인배수가 높을수록 일자리를 구하기가 쉬워지고 낮아질수록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우리나라 구인배수는 고용24를 이용한 구인·구직만 대상으로 집계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구인배수'가 0.32라고 발표했다. 구직자 100명 당 일자리가 32개라는 뜻이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1분기와 비교해도 낮다. 그동안 우리나라 구인배수는 대체로 0.5 이상을 유지해왔다. 반면 일본은 최근 10년 동안 꾸준히 올라 2023년 기준 2.28로 나타났다.
구인배수가 급락한 것은 계엄·탄핵 여파로 내수 침체가 가속화한 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 예고로 대외 리스크가 확대하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