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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뺑뺑이’는 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를 받지 못하고 심지어 죽음에 까지 이르는 현상을 말합니다. 의료진의 ‘이송 거부’는 단순한 무책임이 아니라, 의료소송 증가와 처벌 강화로 인한 ‘방어진료’ 문화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 부담을 피하려는 분위기 속에서 응급실은 ‘수용 가능한 환자만 받는 곳’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 ‘응급실뺑뺑이 방지법’이 통과됐지만, 현직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곽경훈 작가는 신뢰 없는 사회에서 제도만으론 변화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각자도생’의 문화로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에서 환자, 의료진, 구급대가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 한, 응급실뺑뺑이는 형태만 바뀌어 계속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환자, 보호자, 구급대원, 의료진이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응급실뺑뺑이 방지법'도 거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개인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불운한 희생자가 되지 않는 것'에 몰두하는 문화를 바꾸지 못하면 단순히 의료진을 처벌하고 병원에 복잡한 규제를 강제하는 것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본문에서)
수능 성적 통지로 희비가 교차하는 계절입니다. 매년 반복되는 수능은 우리를 누군가를 밀어내야만 살아남는 교육 시스템 안으로 몰아넣습니다.
어떻게 이 시스템을 멈출 수 있을까요? 이윤영 ‘인디고잉’ 편집장은 ‘형이상학적 동물들’이라는 책에서 해답을 찾아갑니다. 이 편집장은 네 명의 여성 철학자가 던진 질문, ‘인간은 어떤 동물인가?’를 되새기며 잘못된 구조 속에서도 도덕적 판단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경쟁 교육은 우리 모두를 사악하게 만들 수 있기에, 그 체계에 동조하거나 응원하는 행위도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원하는가? 우리는 이 세계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는가? 고통과 폭력으로 점철된 세계를 원하는 생명체는 없다. 살아 있기 위해 인간은 도덕적으로 옳고 선한 세계를 그려야만 한다. 그 사실을 잊을 때, 인간은 끝없이 사악해질 수 있다.”(본문에서)
게엄 1년을 두고, 누군가는 ‘내란 1주년’, 또 누군가는 ‘혁명 1주년’이라 부릅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집단의 세계 인식을 규정한다고 말합니다. ‘일제강점기’와 ‘대일항쟁기’의 차이처럼, 어떤 단어를 쓰느냐가 역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결정짓는다는 것입니다.
서 대표는 이제 지난 1년을 ‘내란 청산 1년’이 아니라 ‘민주정 재건 1년’이라 부르자고 제안합니다. 청산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포함한 재건 과정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서두르기보다 인내하며, 민주주의자들 간의 신뢰와 연대를 회복하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
“청산부터 해야 재건이 가능하다는 단계론적 사고는 우리의 인내를 고갈시키고 민주주의자 연대 내부의 신뢰를 훼손시킬 수 있다. 한 영역의 과제가 시간이 걸리면 다른 거 먼저 하면 되고, 하다가 실수하면 다시 하면 된다. 지금 중요한 것은, 민주정 재건을 함께 해나가야 할 모든 부문의 민주주의자들 사이의 신뢰와 연대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