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20년…이제 나침반을 다시 잡아야 한다 <소셜 코리아>는 (재)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웹사이트와 오마이뉴스, 슬로우뉴스, 디지털 시민광장 빠띠 및 포털 등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소셜 코리아>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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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위해 쌓아온 퇴직연금, 정작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의심해본 적이 있나요? 지난 10년간 퇴직연금 총적립액은 431조 원까지 불어났지만, 같은 기간 연평균 수익률은 고작 2.31%에 불과합니다. 국민연금 평균 수익률(6.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반면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수익률이 곤두박질쳐도 수수료를 꼬박꼬박 챙겨 2025년 기준 약 2조 1천억 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습니다. 노동자는 '고위험 저수익', 금융자본은 '무위험 고수익'인 구조가 20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월 6일,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TF'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기금형 활성화와 사외적립 의무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이 선언이 노동자의 노후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 방향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외적립 의무화는 사실상 퇴직금을 폐지하고 중소기업 노동자까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끌어들이는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취약한 1년 미만 단기 노동자의 퇴직급여 문제는 이번 선언에서조차 빠졌습니다.
그렇다면 퇴직연금이 진짜 노후소득 보장 제도로 거듭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국민연금공단이 퇴직연금 사업자로 직접 참여하는 '공공기관 개방형 기금' 모델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부처 칸막이와 금융자본의 이해관계에 막혀 20년 동안 외면받아온 길이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 선진국은 이미 공적 기금형 모델을 표준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금융자본의 이익이 아니라, 노동자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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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반복되는 장애인의 외침, 왜 아직도 계속되고 있을까요. 지난 1월 19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가 1000일을 맞이했습니다. 2001년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사망 사건에서 시작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법이 만들어지고 선언이 반복되는 동안에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약속은 있었지만, 실행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부와 서울시는 20여 년간 엘리베이터 설치와 저상버스 도입을 수차례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반복적으로 지연되고 파기됐습니다.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은 22대 국회에서 600일 넘게 계류 중이고, 예산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동할 수 없으면 교육도, 노동도, 일상도 불가능합니다. 이동권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인간다운 생활'의 가장 기초적인 조건입니다.
더 늦기 전에, 선언이 아닌 실행이 필요합니다. 김윤민 국립창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동권 보장을 가로막는 핵심 원인으로 반복되는 예산 미편성과 법안 표류, 그리고 형식적인 선언에 그치는 정부의 태도를 꼬집습니다. 체감온도 영하 20도의 맹추위 속에서도 서울 시청 앞에 모인 장애인과 시민들이 25주기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결의를 다져야 했던 현실은 이 문제가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방치되어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중앙정부는 선언적 구호에서 벗어나 예산을 확보하고 계류 중인 법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하며, 지자체 역시 실질적인 이행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25년째 이어지는 외침이 더 이상 투쟁의 언어로 반복되지 않고 국가의 책임 있는 응답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해본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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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
대기업이 수백억 불공정 이익을 챙기고도 과징금 수십억으로 마무리된다면, 그건 제재가 아니라 면죄부에 가깝습니다. 우석진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는 현행 과징금 제도가 거대 플랫폼과 대기업에게 사업 과정에서 감수 가능한 비용으로 흡수될 만큼 낮게 설계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기업 규모가 클수록 과징금 부담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됩니다.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례에서도 납품단가 인하, 광고비 전가, 대금 지연 등 복수의 불공정 행위가 인정됐지만, 최종 과징금은 수십억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해외는 다릅니다. EU는 기업집단 전체의 전 세계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고, 미국은 소비자 피해까지 반영해 제재 규모를 결정합니다. 반면 한국은 법인 분할이나 신설이라는 형식적 사유로 반복 위반 기업이 초범으로 간주돼 감경을 받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정위가 과징금 상한을 높이겠다는 개선 방향을 내놓았지만, 감경 사유가 폭넓게 유지되는 한 실제 부과 수준은 여전히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핵심은 숫자의 크기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원칙입니다. 우 교수는 위반으로 얻는 기대이익보다 적발 시 부담해야 할 기대비용이 구조적으로 더 크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위반 금액 산정 역량을 강화하고, 감경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며, 동일한 경제적 실체의 반복 위반을 형식 논리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과징금의 실효성은 숫자의 크기만이 아니라, 제재가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내는 명확한 규율 신호에서 비롯된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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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노광표((재)공공상생연대기금 이사장) 편집위원장(편집인) 이창곤(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
편집위원 김새롬(인제대 의과대학 교수) 김윤민(국립창원대 교수) 김정목(한국노총 정책2본부 부장) 서복경(더가능연구소 대표) 우석진(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전용호(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정흥준(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 한귀영(한겨레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황현숙(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
고문 신광영(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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