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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7일 지역사회 통합돌봄법이 시행됐지만, 돌봄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김승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국 시행을 위해 편성된 예산이 914억 원에 불과하고, 지자체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돌봄 사업비는 전국 시군구 평균 2.7억 원에 그친다고 지적합니다. 이 정도 재정으로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보건·복지·의료·요양 서비스를 연계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예산 편성의 논리는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제는 예산 규모만이 아닙니다. 돌봄 재정 구조 자체가 왜곡돼 있습니다.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국비·지방비가 각자의 칸막이 안에서 따로 작동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예방했으면 막을 수 있었던 입원과 시설 입소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병상의 절반이 '사회적 입원'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 구조를 방치하면 2030년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최대 19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 연구위원은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돌봄 재정 체계의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국가와 지방의 공동책임 구조를 명확히 하고, 부처별로 쪼개진 재정을 포괄보조 방식으로 전환하며,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국비·지방비를 연계하는 중장기 통합구상을 시작해야 합니다. 돌봄은 가족의 희생이나 지방정부의 선의에 맡길 수 없는 기본권입니다.
전쟁이 기후 대응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고유가와 에너지 안보 위기가 우리가 미뤄왔던 재생에너지 대전환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전쟁의 상당수는 화석연료 확보와 궤를 같이합니다.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다면 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의 유인 자체가 줄어듭니다. 햇빛과 바람을 뺏기 위해 이웃 나라를 침공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 위기가 과거 오일쇼크와 다른 결정적 이유가 있습니다. 1973년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태양광 발전 단가는 석탄 대비 41%, 육상풍력은 가스 대비 53% 저렴한 시대가 됐습니다. 부족한 것은 기술도 경제성도 아니라 의지와 실행뿐입니다. 인류는 지금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습니다. 화석연료에 더 매달리는 악순환의 길과, 이번 위기를 지렛대 삼아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전폭적으로 확대하는 선순환의 길입니다.
권오성 기후솔루션 미디어팀장은 한국이 여전히 OECD 최하위 수준의 재생에너지 비중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합니다. 권 팀장은 석유와 가스 이용을 당장 중단하자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할수록 기후 안정과 평화라는 실익을 더 확실히 누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전쟁 위험을 낮추는 가장 세련된 방법은 군비 증강이 아니라 전쟁의 목적이 되는 에너지원 자체를 바꾸는 것입니다.
"에너지 자립을 통한 탈탄소 전환은 단지 환경을 지키는 활동이 아니라, 전쟁의 고리를 끊어내는 평화 운동이다." (본문에서)
추경 규모 26조 원이라는 숫자, 실제로 재정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가 추경 규모를 발표할 때 일관된 기준 없이 국채상환 포함 여부, 순증액과 총증액을 뒤섞어 쓴다고 지적합니다. 지난해 '30조 5천억 원 추경'의 실제 총지출 증가액은 14조 9천억 원에 불과했고, 올해 '26조 2천억 원 추경'의 실제 총지출 증가액은 25조 2천억 원입니다. 정부가 자의적인 기준으로 숫자를 발표하니 국민도 실제 재정 규모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더 근본적인 문제도 짚습니다. 공공 예산서 형식 자체가 AI는 커녕 숙련된 전문가조차 분석하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련번호·사업명·예산액이 하나의 셀에 뭉쳐 있고, 셀병합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식 예산서와 분석 가능한 데이터를 따로 만드는 이중 작업이 반복됩니다.
해법은 단순합니다. 추경 규모는 총지출 증가액으로 통일하고, 과거 수치도 소급 적용해 연도 간 비교가 가능하게 해야 합니다. 국내용·국제용 통계를 따로 만드는 비효율도 걷어내고, 공식 예산서 형식을 AI와 사람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데이터 형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같은 숫자가 다른 의미를 갖는다면, 그것은 숫자가 아니라 정치입니다.
"정부는 숫자를 발표하지만 기준은 숨긴다. 그래서 우리는 숫자를 보고도 현실을 알 수 없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