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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학생 다섯 명 중 한 명이 현장실습 중 몸을 다칩니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2025년 현장실습 참여 학생 612명을 조사한 결과 부상 경험 비율이 22.5%에 달했고, 사고를 경험한 학생의 절반 이상은 '큰 피해라 생각하지 않아서'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힙니다. 열여덟 살 청소년들이 일터의 위험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산재사고가 확인된 기업 7곳 중 6곳은 기존 직원에게도 산재사고가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어른들조차 견디지 못하는 일터에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졸업 후에도 이어집니다. 직업계고 졸업 청년 551명을 조사한 결과, 구직 과정에서 학력 차별을 피하려 대학 진학을 시도한 비율이 71.7%에 달했습니다. 취업자의 월 평균 임금은 276만 원에 불과했고, 취업자 10명 중 4명이 1년 이내 이직을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넌 고딩이잖아"라는 학력 비하, 하청업체의 산업재해, 권위적 조직문화가 주관식 응답을 가득 채웠습니다. 일자리는 있지만 전망은 없는 구조 속에서 첫 직장은 임시 거처에 더 가깝습니다.
김 소장은 직업계고를 둘러싼 논의가 현장실습 안전사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실습 배제, 반복 사고 기업에 대한 원스트라이크아웃 제도, 졸업 이후 경력관리와 직종 전환을 포괄하는 중장기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현재 청년·노동정책이 대학생 중심으로 설계된 구조도 바꿔야 합니다.
"구조적 문제 해결의 해법은 노동시장의 차별이 아닌 평등권이 부여될 때 가능하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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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처벌을 강화할수록 피해 응답률은 오히려 오르고, 갈등은 법정으로 옮겨갑니다. 은재호 정치·행정학자는 엄벌주의가 당장의 대중적 분노에 부응하는 행정편의주의의 산물일 뿐, 교실의 비극을 멈추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학교폭력은 개인의 인성 결함이 아니라 서열화된 교실 구조와 방관을 강요하는 집단 역학의 산물입니다. 가해자를 격리하고 처벌해도 폭력을 배양하는 토양 자체는 그대로 남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갈등 해결의 주도권이 교육적 권위에서 사법적 판단으로 넘어가면서 교사가 사법행정의 보조자로 전락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 돌리는 것도 아닙니다. 필자는 폭력을 배양한 것은 구조일지라도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폭력을 실행하기로 결단한 것은 구체적인 가해자 개인이라고 강조합니다. 해법은 응보적 정의를 넘어 가해자의 윤리적 주체성을 복원하는 '회복적 정의'에 있습니다. 징벌적 조치 이전에 '회복적 대화 모임'을 법적 필수 절차로 명시하고, 교사의 교육적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하며, '학교폭력 관계회복 지원단'과 또래 조정을 전문 갈등 조정 기구로 제도화해야 합니다.
가해자를 처벌을 감내하는 수동적 존재로 결박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능동적 존재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법적 엄벌은 이 과정이 실패한 뒤에 진행해도 절대 늦지 않습니다.
"학교폭력 해결은 가해자가 구조라는 익명성 뒤에 숨지 않도록, 보편적 인권이라는 거울 앞에 선 단독자로서 자신의 반문명적 행위를 직시하게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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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복지국가재구조화연구센터장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예상치 못한 질문을 공론장으로 끌어냈습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그 질문이 바로 '성장의 성과는 누구의 몫인가'라고 말합니다. 한국은 지난 60년간 성장하는 법은 배웠지만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법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습니다. 분배를 입에 올리면 공산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히던 사회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초과이윤 배분 요구는 누구도 그들을 사회주의자로 몰지 못한 채 이재용 회장의 사과까지 이끌어냈습니다. 힘 있는 노동자의 분배 요구는 협상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윤 교수는 초과이윤을 나눌 대상을 확대하거나 기금을 만드는 것은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500인 이상 대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는 전체 취업자의 10.6%에 불과합니다. 성장의 성과가 대기업 내에만 머문다면 중소기업·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90%는 여전히 배제됩니다. 각자도생의 정글로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삼성전자 노동자에게 사회 전체의 연대를 요구하는 것도 공정하지 않습니다.
윤 교수의 결론은 더 착한 노동자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제도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디에서 일하든 기본적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보장제도, 그리고 개별 사업장을 넘어 산업별로 노동조건을 논의할 수 있는 강제력 있는 사회적 교섭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제 정부와 사회가 답할 차례입니다.
"더 착한 노동자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넓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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